심혈관 건강을 챙기고 싶다면 평소 먹는 곡물을 통곡물로 바꾸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60~100g의 통곡물을 섭취했을 때 체중과 허리둘레,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 여러 심혈관 대사 위험 지표에서 가장 뚜렷한 개선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된 87개 임상시험과 6500여 명의 성인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이란 타브리즈 의과대학 연구진이 진행했으며, 통곡물 섭취량에 따른 여러 건강 지표의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통곡물을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는 체중과 허리둘레뿐 아니라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공복혈당, 수축기 혈압 등도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지표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관찰된 섭취량이 하루 60~100g 수준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60~100g은 조리된 밥이나 빵의 무게와 단순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연구에서는 통곡물을 주로 건조 중량 기준으로 분석했으며, 이를 약 4~6회분으로 환산했다. 실제 식단에서는 오트밀, 통밀빵, 현미밥 등 여러 통곡물 식품을 하루 동안 나누어 섭취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음식마다 통곡물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밥이나 빵을 하루 100g 먹으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통곡물은 현미와 귀리, 통밀처럼 곡물의 겨와 배아, 배유가 모두 남아 있는 형태를 말한다. 정제 과정에서 겨와 배아 등이 제거되는 흰쌀이나 흰밀가루와 비교하면 식이섬유와 여러 영양소를 섭취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통곡물을 단순히 식단에 추가하는 것보다는 흰빵이나 정제된 곡물 등 기존의 정제곡물을 통곡물로 바꾸는 방식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번 결과를 곧바로 ‘통곡물을 하루 60~100g 먹으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분석에 포함된 임상시험 대부분의 기간이 평균 약 8주로 비교적 짧았으며,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사건 자체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 역시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통곡물은 특정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정제곡물을 통곡물로 바꾸는 방식으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미밥이나 귀리, 통밀빵 등을 식단에 골고루 활용하면서 전체적인 식사 균형을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하루 60~100g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절대적인 처방이라기보다 심혈관 대사 지표 개선과 관련해 관찰된 하나의 근거 기반 섭취 범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