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를 보관하다 보면 어느 순간 표면에서 작은 싹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감자는 싹이 나거나 녹색으로 변하면 먹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고구마 역시 버려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고구마의 싹은 감자의 싹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다. 고구마는 싹이 자라면서 고구마순으로 이어지며, 어린 싹 자체도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고구마 싹과 관련해 알려진 연구에서는 어린잎을 포함한 고구마 끝순에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연구에서도 고구마 끝순 추출물이 염증 반응과 식후 혈당 관련 효소 활성에 영향을 주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이는 추출물을 이용한 실험 결과인 만큼, 고구마 싹을 먹으면 곧바로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싹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고구마 전체를 바로 버릴 필요는 없지만, 고구마의 상태는 반드시 살펴야 한다. 싹이 자라는 과정에서 저장된 영양분이 소비되면서 고구마의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나치게 물러졌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보이는 고구마라면 싹의 유무와 관계없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농촌진흥청 역시 병이 발생하거나 부패한 고구마는 제거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보관 환경도 싹이 나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구마는 지나치게 차갑게 보관하기보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농촌진흥청은 고구마의 단맛을 유지하기 위한 보관 온도로 13~15℃를 제시하고 있다. 냉장고보다는 직사광선을 피하면서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권장된다.
고구마의 싹과 감자의 싹을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 등 천연 독성 물질과 관련된 문제가 있어 주의해야 하지만, 고구마의 싹은 고구마순으로 이어지는 생장 과정의 일부다. 따라서 고구마에서 작은 싹이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감자처럼 무조건 폐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싹이 많이 자랐거나 고구마 자체의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면 섭취하지 않는 편이 낫다.
결국 싹이 난 고구마를 발견했다면 먼저 싹 자체보다 고구마의 전체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단하고 이상한 냄새나 곰팡이가 없다면 싹을 제거한 뒤 빠르게 소비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물러짐이나 부패가 함께 나타났다면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고구마는 처음부터 적정 온도와 통풍이 확보된 환경에 보관하는 것이 싹과 품질 저하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